잘 쓰려는 마음을 내려놓으며

유익해야 한다는 강박

매일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벌써 마음이 무겁습니다. 잘 써야 한다는 생각, 누군가에게 반드시 유익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키보드 위에 올린 손을 멈추게 합니다. 고작 10분의 시간, 아무도 보지 않을 수도 있는 글 하나를 쓰는 일인데 무엇이 이토록 두려운지 자문해 봅니다. 이 작은 실패조차 견디기 힘들어하는 제 안의 완벽주의를 발견합니다.

검색의 변화와 블로그의 역할

문득 저의 습관을 관찰해 봅니다. 이제 더 이상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하지 않습니다. 궁금한 것이 생기면 제미나이(Gemini)에게 묻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. AI는 파편화된 정보들을 취합해 정답에 가까운 결과를 순식간에 내놓습니다. 정보 전달로서의 블로그는 이미 그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. 제미나이 검색 화면

사람들이 여전히 블로그를 찾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.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, 즉 '직접 겪은 경험'입니다. 우리 동네 병원의 솔직한 후기나 개인이 무언가를 시도하며 겪은 시행착오 같은 것들입니다.

실행 속에서의 관찰

결국 제가 써야 할 글은 정보가 아니라 경험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. 경험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무언가를 실행하고 있어야 합니다. 실행이 없으면 관찰할 것도, 기록할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.

지금 저의 가장 큰 실행은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. 거창한 주제를 찾기보다, 매일 글을 쓰며 느끼는 갑갑함과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기록해 보려 합니다. 유익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한 문장을 적을 용기가 생깁니다.